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 란'을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영화 속에서 왕은 선조, 그리고 배경은 임진왜란. 그 시절부터 시작된 조선의 비극은 오늘날 2024년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 역사 속에서 권력자들은 민중을 외면하며 그들의 고통을 무시했고,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나라를 되살린 것은 이름 없는 힘없는 민중들이었다. 하지만 그 민중들조차 권력에 의해 핍박당하고 억눌렸던 비극은 어찌 한두 번 있었겠는가.
"민심은 물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물처럼 유연하고 고요해 보이지만, 성난 파도는 배를 뒤집을 수 있다-군주민수(君舟民水). 역사 속에서 민심이란 곧 거대한 힘이었고, 이를 무시한 권력자들은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 비극은 과연 한 번으로 끝났을까? 역사는 반복되고, 권력자들은 여전히 민중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권력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역사의 반복 – 비겁한 권력자들
선조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을 질투했고, 전쟁이 시작되자 자신의 백성을 버리고 도망쳤다. 왕은 조선을 지켜야 할 자리에서 자신이 있어야 할 왕궁을 버리고 달아났고, 그로 인해 많은 백성과 민중들이 살길을 찾아 유민이 되어야 했고 그렇게 목숨을 잃어야 했다. 선조가 보여준 비겁한 모습은 조선뿐만 아니라, 후대의 지도자들에게서도 반복되었다.
이승만은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한강 다리를 끊고 남쪽으로 피난을 갔다. 그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 자신만을 생각하며 피난길에 올랐다. 그러나 단순히 피난을 가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전쟁 상황을 왜곡한 채 "우리 국군은 점심에는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을 것입니다."는 이 거짓된 녹음 성명은 27일 새벽에 라디오로 방송됐다. 그 시간에 이승만은 대전행 기차에 몸을 싣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민중들이 혼란에 빠져 큰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모두 비겁한 자들이었다. 염치없는 권력자들은 자신을 지켜주는 백성보다도 못한 도덕적 수준을 드러내며 권력만을 유지하려 했고, 그들이 추구한 것은 결국 자신들의 이익뿐이었다. 민중들보다도 수준이 떨어지는 자들이었지만, 그들은 그저 자신이 평생 권력을 쥐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영화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현실의 투영
영화 속에서 강동원이 연기한 천영과 차승원이 연기한 선조, 그리고 진선규가 연기한 의병대장, 자령은 이러한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천영은 의병으로서 전쟁 속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인물이다. 반면 선조는 민중을 버리고 도망치는 비겁한 왕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며, 그가 보여준 비겁함은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았다. 왕의 성덕을 철석같이 믿은 자령은 승전보를 울리며 한양에 입성하지만 선조는 그의 목을 베어 저작거리에 걸고 그가 포로로 잡아온 겐신(-정성일)의 죄를 사해주고 자신의 부하로 삼아 조선에서 노략질한 보물을 가져오게 한다.
2024년, 현재에도 이 비극은 또 반복되고 있다. 한줌도 안 되는 친일파, 뉴라이트가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바른 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검찰조사를 받는다.
민중의 힘과 반복되는 비극
의병들은 단순히 무명한 전사들이 아니다. 그들은 역사 속에서 나라를 지켜낸 진정한 영웅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며,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업적만을 드러내려고 한다. 민중들이 나라를 구하고 권력자들은 그들의 희생을 외면하는 이 비극은 영화 속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영화 '전, 란'은 비단 역사 속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비극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역사의 교훈을 잊고 다시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며, 우리는 민중의 힘을 기억해야 한다. 민중은 역사의 중심에 서야 하며, 그들의 희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결론 –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교훈
역사는 언제나 반복된다. 권력자들의 비겁함과 민중들의 희생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해 왔고, 영화 '전, 란'은 그 사실을 강렬하게 상기시킨다. 민중들은 나라를 구하지만, 권력자들은 그들을 외면하고 그들의 희생을 이용한다. 우리는 이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민중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비겁한 자들과 염치없는 권력자들이 역사를 이끌어가서는 안 된다.
액션의 멋짐이, 강동원의 잘생김이 부각되기 보다는 영화를 이어서 보기 힘들 정도로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공개된 지 고작 하루 지났으니 아직은 모르지만 흥행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잔인함도 억지스러움도 보인다.
하지만 전, 란은 나에게는 잘만든 영화인가 보다. 좋은 예술 작품은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새로운 감정을 다시 상기시켜 주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