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울릉도 봄 밥상 다시보기 고로쇠 수액과 홍감자로 차린 어머니의 밥상 3월 29일 방송

고로쇠 수액 흐르는 울릉도 나리분지, 봄의 맛이 밥상에 올라오다 - 2025년 3월 29일 방영된 KBS1 <한국인의 밥상> 698회는 울릉도 북면 나리분지에서 봄을 맞이한 한 어머니의 정성스런 밥상을 소개하며 깊은 감동을 전했습니다. ‘울릉도의 봄, 밥상에 피어나다’라는 제목처럼, 눈이 아직 녹지 않은 울릉도의 고지대에서도 생명의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그 기운이 밥상 위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고로쇠 수액 채취, 울릉도 오징어 창 젓, 그리고 홍감자로 만든 골미죽까지—울릉도 산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제철 밥상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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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분지, 울릉도 유일의 평지에서 피어나는 봄

해발 450m에 위치한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유일한 분지로,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입니다. 이곳은 20여 년 전만 해도 외지인의 발길이 닿기 힘든 오지였지만, 고로쇠 수액 덕분에 사람들의 삶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3월 말부터 단 한 달 동안만 가능한 고로쇠 수액 채취를 위해, 올해도 71세의 한귀숙 씨 가족이 모두 모였습니다. 작업이 끝나자 그녀는 자식들을 위해 옛날 자주 해주던 음식을 하나둘 꺼내놓습니다. 봄이지만 눈 덮인 산중, 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은 그 자체로 봄의 시작이었습니다.

울릉도만의 독특한 제철 밥상 구성

● 고로쇠 수액 된장 + 오징어 누런 창 강된장

울릉도에는 오징어가 흔했지만, 어민이 아니었던 나리분지 사람들에게는 귀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오징어를 손질하며 제거된 내장인 ‘누런 창’을 소금에 절여 젓갈처럼 삭혀 먹었고, 그 누런 창을 된장과 함께 자작하게 끓여낸 강된장은 이곳 사람들의 소울푸드입니다.
이때 사용된 된장은 고로쇠 수액으로 담가낸 것으로, 자연의 단맛과 짠맛이 어우러진 특별한 풍미를 자아냅니다.

● 울릉도 토종 홍감자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홍감자는 쌀이나 밀가루처럼 주식으로 이용되던 귀한 작물입니다. 이 감자를 삶아 으깨고, 녹말가루를 섞어 반죽을 빚어 만든 것이 바로 ‘골미’입니다.

● 골미죽 –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지는 가래떡 죽

골미는 감자 반죽으로 만든 가래떡으로, 칼로 작게 썰어 정성스럽게 끓여낸 골미죽은 울릉도의 향토 음식이자 한귀숙 씨 자식들의 추억이기도 합니다. 구수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어머니의 사랑이 듬뿍 담겨 있는 음식입니다.

● 홍감자+옥수수 밥

곡물이 귀했던 시절, 쌀 대신 식탁을 채운 것이 홍감자와 옥수수였습니다. 두 작물을 섞어 지은 밥은 소박하지만, 포만감과 영양 모두를 챙길 수 있었던 귀한 주식이었습니다.

마무리 – 봄이 밥상 위로 올라올 때, 그것이 어머니의 계절

<한국인의 밥상> 698회는 단순한 요리 방송이 아닌, 세대와 계절, 자연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였습니다. 울릉도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늘 자식들을 먼저 생각하며 세 끼 밥을 짓던 어머니의 삶, 그리고 그 삶에서 태어난 따뜻한 밥상이 오롯이 담긴 한 회였습니다.

매번 풍성한 반찬이 없어도, 자연을 닮은 재료와 손맛, 그리고 자식을 향한 사랑의 마음만 있다면—그 밥상은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진수성찬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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