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반추위 영양소 대사
1) 반추위 탄수화물 대사
일반적으로 반추동물에 급여하는 사료 중 70~80%를 차지하는 탄수화물은 대부분 전분과 셀룰로스 형태로 존재하는 포도당 복합체이지만, 헤미셀룰로스와 펙틴도 상당량 포함되어 있다. 이중 전분과 셀룰로스가 혐기적인 환경 하에서 반추위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포도당을 생성하며, 생성된 포도당은 최종적으로 피루베이트로 분해된다. 헤미셀룰로스와 펙틴의 경우 5탄당으로 분해된 다음 전분과 셀룰로스의 경우와 같이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휘발성지방산 등을 생산한다. 휘발성지방산은 일반적으로 탄소의 수가 6개 이하인 것으로 휘발되는 특성을 가진 저급 지방산이며, 탄소의 수가 적을수록 휘발성이 높다. 반추위 내에서 사료의 발효과정 중에 생성되는 휘발성지방산에는 초산, 프로피온산, 낙산 및 바레인산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반추위 미생물에 의해 아미노산인 발린, 류신 및 이소류신으로부터 각각 이소발린, 이소낙산 및 2-메틸낙산이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섭취한 가소화에너지의 60% 또는 대사에너지의 70% 정도가 반추위 내에서의 휘발성지방산 생성을 위해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가 섭취하는 탄수화물 기질 종류에 따라서 생성되는 최종산물의 양과 구성, 미생물단백질의 합성 및 박테리아 다당류의 생성이 달라진다. 생산된 휘발성지방산은 반추위벽을 통해 반추동물 체내로 흡수되어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데, 이 휘발성지방산은 반추동물이 필요로 하는 대사에너지의 70%은 공급할 수 있다.
반추위 내 각 휘발성지방산의 농도 및 조성은 반추동물이 섭취하는 사료의 종류와 가공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조사료와 같이 섬유소 함량이 많은 사료를 급여하면 초산의 농도가 깊어지며, 청초와 사일리지를 많이 급여하면 낙산 생성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 반추위 단백질 대사
가) 반추위에서의 단백질 분해
제 1위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대사는 사료 중의 단백질을 미생물 발효에 의해 분해시켜 미생물단백질로 합성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반추위 미생물은 반추동물이 쉽취하는 각종 질소화합불을 분해하지만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분해방법이 다르고 질소 화합물의 구성성분과 특성에 따라 분해율이 다르다.
박테리아의 경우 세포벽 밖으로 분비되는 효소를 이용하여 질소화합물을 분해하지만 프로토조아는 박테리아나 사료입자 등을 몸 안으로 삼킨 후 내부에서 분비되는 효소로 질소 화합물을 분해한다. 반추위 내에서의 단백질 분해율은 기본적으로 반추위 미생물의 분포와 사료의 반추위내 체류 시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또한 단백질의 물리 화학적 특성에 따라 분해율이 달라지는데, 예를 들면, 카제인은 수용성이면서 분해율이 매우 높은데 반하여 알부민과 글로불린은 물 또는 염수(salt water)에 녹지만 분해율이 높지 않은 편이다. 이와는 달리 프롤라민과 글루테린은 물에 불용성이며 잘 분해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해산은 천연 사료에서 전체 질소의 5~10% 정도를 차지하지만 섭취 후 1시간 이내에 뉴클레오티드, 뉴클레오시드, 퓨린 및 피리미딘으로 분해된다.
이밖에도 단백질은 반추위액의 pH가 5.5 이하인 환경에서나 열처리를 하는 경우 또는 포름알데히드나 탄닌과 같은 화학물질로 처리할 경우 분해율이 크게 감소된다. 일반적으로 농후사료를 구성하는 사료 자원의 반추위 내 단백질 분해율은 20~90%이고 조사료 자원의 경우 30~95%에 달한다.
나) 암모니아의 생성 및 미생물단백질 합성
반추위액의 암모니아는 섭취한 사료단백질과 반추위 미생물 및 탈락된 위벽의 상피세포가 분해되거나 타액과 위벽(현관)을 통하여 재순환된 요소로부터 생성된다. 이중 사료 단백질의 분해(20~90%)로부터 대부분의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반추위에서 생성된 암모니아는 대부분 반추위 미생물에 의해 단백질 합성을 위한 질소자원으로 이용되거나 반추위벽을 통하여 흡수되지만 일부는 제 4위를 거쳐 소장으로의 이동, 그곳에서 흡수된다. 반추위와 소장의 벽에서 암모니아가 흡수되는 방법은 농도의 차이에 의한 확산이다. 따라서 반추위액의 암모니아 농도가 혈액에서보다 높을수록 흡수율도 높아진다. 암모니아의 흡수율은 반추위액의 pH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반추위액의 pH가 중성-약산성인 상태에서 암모니아는 대부분 이온화된 상태로 존재하며 pH9.0 이상의 염기성 상태에서의 암모니아에 비하여 흡수율이 낮다. 따라서 사료를 섭취한 후 3시간 정도가 경과하기 전 반추위액의 pH가 그 이후의 pH에 비하여 낮기 때문에 사료섭취 후 3시간 이후의 암모니아 흡수율이 높다.
반추위액의 암모니아는 반추위 미생물, 특히 박테리아에 의해 이용되지 않는 한 영양소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다. 실제로 반추위 박테리아 단백질의 50-80%가 암모니아로부터 합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동물과 같이 반추위 미생물도 에너지와 질소 화합물 및 기타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불균형을 이룰 때에는 성장과 활동이 감소한다. 특히 단백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에너지 공급량이 많으면 미생물은 여분의 에너지를 다당류 형태로 저장하며 반대의 경우에는 암모니아 이용률이 크게 낮아진다, 또한 한우와 같이 농후사료 위주의 사료급여조건에서 우점하게 되는 전분 분해박테리아는 체단백질 합성을 위해 암모니아보다는 아미노산과 펩티드를 주로 이용하며, 일부 박테리아는 핵산 합성을 위해 퓨린과 피리미딘을 요구하기도한다. 이밖에도 비단백태질소화세단백질화합물을 급여시에는 미생물체단백질 증식에 필요한 메티오닌과 시스테인과 같은 함황아미노산의 합성을 위하여 황의 공급도 중요하다.
다) 질소의 재순환
각종 질소 화합물의 반추위 내 최종 분해산물인 암모니아는 반추위와 소장에서 흡수된 다음 간에서 몸에 해롭지 않은 요소의 형태로 전환된다. 합성된 요소는 대부분 뇨를 통하여 몸 밖으로 배설되지만 반추동물의 단백질 섭취 수준에 따라 그 일부가 침이나 반추위벽을 통하여 반추위로 다시 유입되는데, 이를 요소의 재순환이라 한다. 단백질 급여 수준이 높으면 과잉의 단백질이 암모니아로 분해된 후 흡수되어 요소 형태로 오줌을 통해 배설되지만 단백질 급여 수준이 낮을 때는 제 1위 내로 재순환되는 요소에 의해 미생물 단백질 합성량이 증가되어 단백질의 부족분을 보충해준다. 특히, 반추위벽을 통한 요소의 재순환에는 반추위벽에 서식하고 있는 박테리아가 크게 작용하는데, 박테리아가 위벽의 조직을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모세혈관을 통한 요소가 반추위로 유입되며 이때 박테리아로부터 분비되는 유레아제(Urease)에 의해 암모니아로 전환되어 반추위액에 합류한다.
사료의 단백질 함량 또는 단백질 섭취량은 요소를 통한 질소의 재순환에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사료단백질 함량이 13% 이하일 경우 요소태 질소의 재순환이 유효하며, 조사료만을 급여할 경우 혈액 내 요소의 15-50%가 타액을 통하여 재순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반추위 내 암모니아 농도가 증가할 경우 재순한되는 양이 감소하며 혈액 내 요소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경우 반추위로 재순환되는 양이 증가한다. 면양의 경우 하루에 재순환되는 질소량은 10-15g이며 큰 소의 경우 40~60g정도이다.